​가지런이 치과교정과 치과의원

처음부터 사람의 치아를 들여다보며 살아갈 생각은 없었습니다. 고등학교 때는 형상기억합금이 신기해 보였습니다. 담임 선생님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포항공대 신소재공학과에 입학하였습니다. 분자의 구조와 금속의 성질 속에서 형상기억합금의 원리를 알게 되었습니다. 원리를 알고 나니, 이상하게도 점차 흥미가 사라졌습니다. 멈춰서 진로를 고민하기 위해 대학교 4학년 때 뒤늦게 군대에 갔습니다.

 

제대 후 고민 끝에 유학을 접고 현실적인 의치한약수로 방향을 틀게 되었습니다. 의학전문대학원은 시행 전이라, 바로 입학이 가능한 치의학전문대학원에 장학금을 받고 들어갔습니다. 사람의 뼈와 살, 치아와 잇몸을 이해하기 위해 공부했고, 손끝을 단련했습니다.

 

치과대학 졸업이 다가오자 또 다시 진로를 고민해야만 했습니다. 빨리 졸업하고 나가서 돈을 벌지, 아니면 계속 공부를 이어갈지... 고민 끝에 계속 공부ㅠㅠ 인턴을 거치고 레지던트 시험 수석으로 치과교정과에 들어갔습니다. 교정환자를 보면서 신소재공학의 특기를 살려서 새로 개발한 교정장치의 마찰력을 측정하여 박사논문도 받았습니다. 레지던트 수련기간중 최초! 수련을 마친 후에는 경북대 성형외과 최강영 교수님팀과 양악수술 협진도 진행하였습니다. 더 남아 있으라는 교수님의 제안을 뿌리치고 드디어 개원!

 

다행스럽게도, 한 자리에서 10년 넘게 치아교정만을 하고 있습니다. 저는 치아교정이 단지 치아만을 가지런하게 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말 없던 환자의 얼굴을 밝게 하고, 숨어 있던 표정과 미소를 되돌려 드리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의 하루하루가 항상 행복한건 아니지만, 제가 하고 싶은 치아교정만 하고 살 수 있다는 것에 크나큰 감사함을 느낍니다. 앞으로도 전 교정만 하면서 살아가려 합니다. 도와주세요~^^